판례/행정해석

전보 명령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인하여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이 크지 않고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이유가 없는 경우 이와 같은 전보는 정당한 효력을 갖는다.

관리자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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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 명령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인하여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이 크지 않고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이유가 없는 경우 이와 같은 전보는 정당한 효력을 갖는다.



사건번호: 서울행정법원 99구8281

판결일자: 2000.5.25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1999.2.2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노94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 사건 및 98부해405호 부당전직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1998.3.27 변경 전의 상호 : 주식회사 00) 울산공장 소속 근로자들로서 원고 000(1989.11.1 입사)는 1998.3.3부터 기술설비관리팀 설비관리서기로, 원고 김00(1988.9.7 입사)는 1998.2.26부터 정유동력부 동력운전원으로, 원고 허00(1990.1.15 입사)는 1997.10.1부터 FCC생산부 정유기술팀 장치운전원으로 각 근무하여 왔다.


나. 참가인 회사는 1998.5.4 원고 000를 서울저유소 운영과 영선원으로, 원고 김00를 대구 소재 남북송유관운영팀 송유관순찰원으로, 원고 허00를 부산저유소 운영과 저유원으로 전보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들은 1998.6.16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명령이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전직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가 같은 해 8.20 그 신청을 기각하자 이에 불복하여 같은 달 2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노94호 및 98부해405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 바, 같은 위원회도 1999.2.26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갑18의 5, 갑23의 1, 2, 갑33의 1, 을1의 1, 2, 을 2의 1, 2, 을4의 1, 2, 3, 을10, 변론의 전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① 참가인 회사가 평소 원고들의 활발한 조합활동을 혐오하여 조직적으로 이를 방해해 온 점, ② 원고들이 전보된 곳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근로자들이 다수 있었음에도 굳이 원고들을, 특히 원고 000, 김00의 경우에는 연고가 전혀 없는 곳에서 근무하도록 명하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 없이 전보대상자를 선정한 점, ③ 전보명령에 앞서 희망자를 모집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를 구하지 않은 점, ④ 직무계열의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참가인 회사 급여관리규정에 반하는 점, ⑤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게 되는 경제적 또는 노동조합 활동상의 불이익이 매우 큰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전보명령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권을 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전보명령에 이르게 된 배경


(가) 참가인 회사는 서울의 본사 및 생산거점인 울산 COMPLEX 이외에도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요 지역에 생산제품의 판매와 수송 ^ 저유를 위한 18개의 지사 및 11개의 저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바, 석유산업자유화조치 IMF 등으로 인하여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998.3.19 노동조합과 사이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 회사의 수송 저유 분야 인력 258명 중 101명이 희망퇴직하기에 이르렀다.


(나) 참가인 회사 인력팀장은 1998.4.20 저유팀장으로부터 위 희망퇴직으로 인하여 산하 남북송유관운영팀 및 11개 저유소에 발생한 63명의 결원을 충원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자, 회사 전체의 인력수급현황을 고려하여 충원 규모를 61명으로 확정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희망퇴직자가 적었던(기술직인력 2,000여명 중 130명만이 퇴직) 울산 COMPLEX 소속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전환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한 다음 같은 달 22일, 울산 COMPLEX 인사교육팀에 대하여 전환배치 가능인력 56명을 추천하여 줄 것을 의뢰하였다.


(다) 울산 COMPLEX 인사교육팀은 소속 각 부서장의 추천을 거쳐 같은 달 27일 인력팀장에게 합계 86명의 전환배치 가능인력 현황을 회신하였는 바, 그 중 기술 설비관리팀에서는 원고 000 외 3인, 정유동력부에서는 원고 김00 외 3인, FCC 생산본부에서는 원고 허00 외 13명이 각 추천대상에 포함되었다.


(라) 참가인 회사는 위 회신을 토대로 같은 달 29일 인사실무위원회를 개최하여 전보대상자를 심의 확정하였는 바, 위와 같은 일련의 추천 및 심의 과정에서 가급적 대상자들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을 막고, 특히 수송 ^ 저유 인력의 신속한 충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미리 전보희망자를 모집하거나 대상 근로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


(마) 참가인 회사는 같은 해 5.4 울산 COMPLEX 소속 근로자 50명, 타 지사 소속 근로자 11명, 그 외 수송 저유인력 내 자체 전환배치 근로자 25명 합계 86명에 대하여 전보를 명하는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는 바, 울산 COMPLEX 소속 추천대상자 중 기술 설비관리팀에서는 원고 000만이, 정유동력부에서는 원고 김00 외 1인이, FCC 생산부에서는 원고 허00 외 7인이 각 최종 전보 대상에 포함되었다.


(2) 이 사건 전보대상자의 선정기준 등


(가)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 대상자를 정함에 있어 우선 i) 해당 직종 근무경력 3년 이상인 고졸 이상 학력 소지자, ii) 해당 사업장 지역에 가급적 연고가 있는 사원(출신학교, 가족 또는 친 ^ 인척), iii) 기타 부서장이 저유소 근무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원을 선정기준으로 정하고, 그 외 근로자의 업무수행능력, 근무경력, 나이 등을 함께 고려하였는데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최종 전보대상자로 선정한 근거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① 원고 000


기술 설비관리팀에서 전보대상자로 추천한 4명 중 위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장기간 사무업무만을 담당해 온 반면 위 원고는 10년 이상 정비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위 원고를 저유소에서 근무토록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고, 나머지 3명만으로도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어 후임을 충원하는데 따른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② 원고 김00


위 원고는 상대적으로 정유동력부에서의 근무실적이 낮은 편이었던 데다가 비교적 나이가 어려 송유관 순찰 업무를 담당케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③ 원고 허00


위 원고는 연고지가 부산으로서 그 곳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마쳤고, 당시 부모가 거주하고 있었으므로 부산저유소로 옮겨 근무하더라도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말미암아 연고지가 아닌 곳에서 근무하게 된 근로자는 울산 COMPLEX 소속 전보대상자 50명 중 원고 000, 김00를 포함하여 합계 25명인 바,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이 다수의 근로자가 비연고지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 생활상의 불편을 겪게 되자 같은 해 7.6 이들에게 하숙비, 주택임차자금 등을 지원하는 `이동사원 주거안정 특별지원책"을 마련하였고, 원고 000, 김00 역시 이에 따른 지원을 받았다.


(다) 한편 참가인 회사의 급여관리규정에서는 일반직 사원의 경우 원칙적으로 직무계열을 변경할 수 없되, 다만 효율적인 인력활용을 위하여 직무계열의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변경사유와 해당사원의 자격요건 등을 인사총무부문 장과 협의하여 해당 부문 장이 결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는 탄력적으로 직무계열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바, 이 사건 울산 COMPLEX 소속 전보대상자 50명 중 직무계열이 변경된 근로자는 원고들을 포함하여 46명이며(원고들은 운전정비계열에서 저유계열로 그 직무계열이 변경되었다), 1995년 이후 이 사건 전보 명령시까지 이루어진 수차의 인사명령 결과 직무계열이 변경된 근로자는 합계 548명에 달한다.


(3) 노동조합 내에서의 원고들의 지위 및 조합 활동


(가) 원고 000는 1996.4월경부터 1998.3월경까지, 원고 김00는 1997.4월경부터 1998.3월경까지, 원고 허00는 1996.4월경부터 1997.3월경까지 각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대의원으로 활동하였다.


(나) 1996.4.1 소외 김00을 위원장으로 하여 출범한 임기 3년의 제16대 노동조합 집행부는 독단적으로 조합을 운영하고 단체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로 임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포함한 일부 조합원 및 대의원들의 반발을 초래하였다.


(다) 원고들은 1997.8.29 개최된 제4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이00을 중심으로 김00이 노조 위원장으로서의 직무를 태만히 한 데 대한 책임을 추궁하다가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긴급발의하였으나, 위원장이 의안 채택을 거부하고 곧바로 폐회를 선언해 버리자 추후 위원장에게 발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차회 임시대의원대회의 소집을 요구하기로 하고, 다른 대의원들과 함께 그 취지를 기재한 서면에 서명하였다.


(라) 원고들은 1997.8.30 이00 및 다른 대의원, 조합원 등과 함께 00노동조합 바로세우기 모임을 결성하고, 집행부 불신임 서명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면서 그 일환으로 정문 또는 출입문 밖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유인물을 나누어주는 등의 홍보활동을 하였다.


(마)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의 위와 같은 활동이 불법유인물 배포 및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997.10.1 원고 김00에 대하여 출근정지 1개월, 원고 허00에 대하여 출근정지 25일, 1997.11.26 원고 000에 대하여 출근정지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증거] 갑1(일부), 3, 갑8의 1, 2, 3, 갑11의 1, 2, 3, 갑12의 1 내지 4, 갑13의 1, 2, 3, 갑14의 1 내지 15, 갑15의 1, 2, 3, 갑16의 1 내지 5, 갑17의 1 내지 4, 갑21의 4, 6, 7, 갑26, 갑33의 1, 2, 을6의 1 내지 7, 을7의 1 내지 5, 을8의 1 내지 18 을9의 1 내지 4, 을10, 13, 16, 18, 19, 20, 을23의 1, 2, 3, 을24, 26, 증인 김영태, 변론의 전취지


다. 판 단


(1) 전보명령의 유효 요건


근로자에 대한 전직 ^ 전보 등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의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1.7.12 선고 91다12752 판결, 1993.2.23 선고 92누 11121 판결, 1995.8.11 선고 95다1077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정당한 이유 없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전보 등의 불이익 처분을 할 수 없다(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따라서 사용자의 전보명령이 업무상 필요없이 이루어졌거나 업무상 필요가 있더라도 근로자에게 통상 예측할 수 없는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이라면 정당한 이유가 없는 처분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이때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는지, 어떠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선정기준에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근로자가 전직에 따라 입게 될 불이익이 통상 예측할 수 있으며 감수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 위와 같은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여 본 결과는 어떠한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를 보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을 무렵 참가인 회사는 희망퇴직 결과 대규모 결원이 발생하여 울산 COMPLEX의 여유인력을 산하 각 저유소로 전환배치 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컸던 점, ② 참가인 회사가 연고지, 업무수행능력, 근무경력, 나이 등을 선정기준으로 삼아 원고들을 각 해당 근무지로 전보시킨데 나름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③ 효율적인 인력활용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는 소속 근로자의 직무계열의 변경이 가능하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참가인 회사의 급여관리규정에 반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이와 같은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 이상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 반드시 사전에 희망자를 모집하거나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를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없는 점, ⑤ 또한 원고들이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입게 되는 불이익이 사회통념상 통상의 전보에 따르는 정도를 현저히 넘어 근로자가 이를 감당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정당한 이유 없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이 사건 전보명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 가입이나 활동 등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처분을 할 수 없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따라서 사용자의 전보명령이 이러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 이는 무효이다.


이때 전보명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이 있는지, 종래의 관행에 부합하는지,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를 보면, ①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들이 노조 집행부 불신임 운동 등에 참가한 때로부터 이미 9개월 남짓 경과한 시점에서 내려진 점, ②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은 참가인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근로자의 경력과 능력 및 연고지 등을 참작하여 합리적 기준에 의하여 행하여진 점, ③ 이 사건 전보명령이 유독 원고들에 대하여 부당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볼 만한 뚜렷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원고들이 노동조합의 파행적 운영을 바로잡아 그 자주성과 민주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전개된 노조 집행부 불신임 운동 등에 적극 참여한 바 있으며,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말미암아 다소 생활상 내지 노동조합 활동상의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한 나머지 이를 방해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게 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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